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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김의 기록

소송일기 2편 — 가처분 기각, 본안소송으로 방향을 틀다

by rava-kim-auction 2025. 11. 20.

본안소송을 준비하는 경매투자자의 소송일기

 

소송일기 1편에서 가처분 신청까지의 과정을 정리했다면, 오늘은 그다음 이야기다. 제목을 붙이자면 이렇다.

“가처분이 기각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들”

 

가처분이 기각된 뒤, 본안소송 준비에 들어가며 느꼈던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처음 경매를 배울 때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 있다.

“가처분은 꼭 필요할 때만 쓰고, 될 수 있으면 본안소송으로 한 번에 정리하는 게 좋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아직 경험이 부족했고, 교과서대로 하나씩 밟아 가야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길이 가처분 신청이었다. 점유자의 움직임을 묶어 두고, 그 사이에 소송 방향을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것이다. 그 순간부터는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바로 본안소송이다.

가처분 기각 후, 선생님이 알려준 “두 개의 소송” 전략

가처분이 기각된 뒤, 나는 곧바로 경매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상황을 설명하자 선생님은 이렇게 조언해 주셨다.

“부당이득금 소송하고 공유물분할소송을 따로 하세요. 그래야 협상할 기회가 한 번 더 생깁니다.”

그때는 그 말이 합리적으로 들렸다. 소송을 하나로 묶어 버리면 판결만 기다려야 하지만, 절차를 나누면 중간에 상대방이 생각을 바꿀 여지가 생긴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실제로 두 갈래 길을 염두에 두었다.

  • 부당이득금(지료) 청구소송 – “내 대지를 쓰고 있으니 사용대가를 지불하라”는 소송
  • 공유물분할소송 – 공유 관계를 끊고 정리하기 위한 소송

당시의 나는 “소송을 나누면 협상의 기회가 한 번 더 생기겠지”라고 기대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 부분이 이번 사건에서 내가 배운 가장 큰 포인트였다.

지나고 보니, 차라리 한 번에 두 개 소송을 했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방의 태도는 점점 더 분명해졌다. 서류를 받아들이는 방식, 연락에 대한 반응, 현장에서 보이는 말투까지. 한마디로 정리하면 “협상 의지가 전혀 없다”는 쪽에 가까웠다.

그런데 나는 이미 ‘협상 기회’를 기대하며 소송을 분리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상태였다. 부당이득금과 공유물분할을 따로 가져가는 전략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애초에 한 번에 두 개 소송을 같이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겠다.”

협상 의지가 없는 상대에게는 절차를 나누는 것이 오히려 시간·비용·감정 소모만 늘릴 수 있다는 걸, 이번 사건을 통해서 조금은 늦게 배운 셈이다.

소송의 본질: 부당이득금(지료) 청구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단순했다. “내가 낙찰받은 대지를 피고가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낙찰 이후에도 상대방은 그 땅을 계속 사용하고 있었고, 이에 대해 나는 정당한 권리자로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제기한 것이 부당이득금(지료) 청구소송이다. 취지는 명확하다.

“당신이 내 대지를 점유·사용하고 있으니, 그에 해당하는 사용료(지료)를 지급하라.”

준비한 서류들 – 소장, 내용증명, 처리 일정표

이번 소송을 준비하면서 내가 정리한 서류는 크게 세 가지였다.

  • ① 소장 – 점유 관계, 권리관계, 지료 산정 근거를 담은 공식 문서
  • ② 협상용 내용증명 –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문서
  • ③ 처리 일정 및 절차표 – 가처분 신청부터 기각, 본안소송 준비, 서류 제출 기한, 향후 절차까지 한눈에 보이도록 정리한 표

특히 내용증명은 단순히 ‘쏴 놓는 문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글로 정리하다 보니 내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고, 어디까지는 양보할 수 있는지 머릿속이 정리되었다.

처리 일정표 역시 마찬가지다. 수첩에만 적어 두면 헷갈리기 쉬운데, 한 장짜리 표로 만들어 놓으니 “지금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절차보다 중요한 것, ‘상대방의 의지’ 읽기

이번 소송에서 내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법률 용어가 아니라 “상대방의 의지”였다.

협상할 의지가 있는 상대라면 절차를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다. 중간에 조정이나 합의의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초에 협상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상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 경우에는 “한 번에, 빠르고, 분명하게” 들어가는 전략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소송을 정리하며, 시간과 감정,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나는, 가처분 기각과 본안소송 준비 과정을 거치며 이런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다음 편 예고 – 부당이득금 소송의 실제 진행과 상대방의 대응

이번 글에서는 “왜 부당이득금 소송을 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전략의 고민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다음 소송일기에서는 실제로 부당이득금 소송을 진행하면서:

  • 피고 측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했는지,
  • 법원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 실제 재판 일정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조금 더 구체적인 과정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언젠가 같은 고민을 하게 될 누군가에게, 이 기록이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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