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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기본기

명도 협상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말 3가지 — 실전에서 깨달은 진짜 원칙 2

by rava-kim-auction 2025. 12. 8.

경매 낙찰자가 세입자와 명도 협상을 하며 합의서를 설명하는 모습, 테이블 위에 등기부등본과 서류가 놓인 16:9 이미지

경매를 조금 해 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권리분석보다 더 어렵고, 책에 안 나오는 게 바로 명도다.”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숫자와 문서로만 움직이는 것 같지만, 막상 현장에 나가 보면 사람과 감정, 그 사이에서 오가는 말 한마디가 판을 갈라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 명도 협상을 여러 번 겪으면서 “아, 이건 하면 안 되는구나” 하고 몸으로 배운 실수 세 가지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초보일수록 더 자주 빠지는 함정들이라, 한 번쯤 머릿속에 넣어 두시면 현장에서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① “말로만 약속”하고 돌아서는 순간, 이미 협상에서 밀린다

명도 협상이 잘 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세입자가 이렇게 말할 때입니다. “알겠습니다. O월 O일까지 나갈게요.” 그 말을 들으면 초보 낙찰자는 마음이 놓입니다. 저도 초반에는 그랬습니다. “그래도 상식적인 분이구나, 다행이다.” 하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짐은 그대로고, 연락은 점점 뜸해집니다. 나중에는 “그때 제가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다”, “사정이 생겼다” 같은 말이 나오기 시작하죠. 이때 깨닫게 됩니다. 말은 기록이 아니다라는 사실을요.

명도에서 “구두 약속”만 믿고 돌아서는 것은 가장 흔한 초보 실수입니다. 상대방이 나쁘다기보다, 사람 마음과 상황이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책임은 준비가 부족했던 낙찰자에게 돌아옵니다.

✅ 최소한 이 정도는 남겨야 합니다.
• 나가는 날짜, 열쇠 인도 시점
• 이사 비용이나 위로금이 있다면 금액과 지급 방식
• 집 상태(원상복구 여부)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
• 연락처, 서명(또는 도장)

화려한 합의서가 아니어도 됩니다. A4 한 장짜리라도, 서로 읽어 보고 서명한 종이가 있으면 이후 분쟁이 생겼을 때 기준점이 됩니다. 말만 남겨 두고 나오는 순간, 협상 주도권은 이미 상대에게 넘어간 셈입니다.

② 감정이 섞이는 순간, 명도는 길어지고 손해는 커진다

명도 현장에서는 감정이 쉽게 올라옵니다. “왜 우리한테 이러느냐”, “집주인이 잘못한 건데 왜 낙찰자에게 따져야 하느냐”…. 세입자 입장에서도 억울할 수 있고, 낙찰자 입장에서도 답답할 수 있습니다.

저도 초기에 이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그래, 사정이 딱하긴 하지…”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협상 테이블이 ‘해결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소연을 듣는 자리’로 바뀌어 버립니다.

명도에서 감정은 이해하되, 협상에는 섞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상대의 입장을 전혀 공감하지 않는 태도도 문제지만, 감정에 휩쓸려 기준 없이 양보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명도는 길어지고, 낙찰자는 일정과 비용에서 모두 손해를 보기 시작합니다.

✅ 제가 현장에서 자주 쓰는 문장입니다.
“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법원 절차와 일정이 정해져 있어서
그 안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이 한 줄만 마음에 담아 두셔도,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 쉽습니다. 명도 협상은 결국 “누가 더 크게 소리치느냐”가 아니라, “각자 처한 현실 안에서 어떤 선택지를 제시하느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③ 내 법적 위치도 모른 채 협상부터 시작하는 것

명도에서 가장 위험한 행동은, 자신의 법적 위치를 모른 채 “좋게 해결해 봅시다”라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초보일수록 이 실수를 많이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을 먼저 알고 들어가야 합니다.
• 세입자가 대항력이 있는지, 없는지
배당을 받는지, 배당에서 밀리는지
• 현재 점유가 법적으로 보호되는 점유인지, 단순 점유인지
• 이 케이스가 인도명령 대상인지, 명도소송을 별도로 해야 하는지

이 기본 구조를 모르면, 강한 입장이어야 할 낙찰자가 오히려 계속 미안한 사람처럼 협상하게 됩니다. 반대로, 세입자가 약한 위치인데도 현장에서 목소리 큰 쪽이 판을 끌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명도는 말싸움이 아니라 ‘법적 위치 싸움’입니다. 내 카드가 무엇인지 알고 들어가면 할 말도 분명해지고, 상대 입장도 조금 더 냉정하게 정리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 — 말은 기록하고, 감정은 내려놓고, 권리는 미리 확인하자

명도 협상은 언제나 부담스럽습니다. 저도 아직도 현장에 갈 때면 마음을 한 번 다잡고 들어갑니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이제는 “실수하지 말아야 할 것”이 조금은 정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정리한 세 가지를 다시 적어 보면 이렇습니다.
1) 말로만 약속하지 말 것 — 최소한 A4 한 장이라도 합의서를 남긴다.
2) 감정에 끌려가지 말 것 — 공감은 하되, 기준은 문서와 절차에 둔다.
3) 자신의 법적 위치를 먼저 확인할 것 — 대항력, 배당, 인도명령·명도소송 여부를 정리하고 들어간다.

명도는 한 번에 잘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하나씩 정리해 두면, 다음 명도에서는 분명히 몸이 덜 힘들고, 협상도 짧아집니다. 이 글이 처음 명도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작은 기준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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