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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첫 낙찰, 그러나 더 큰 두려움이...

by rava-auction note 2025. 9. 29.

 

 

 

 

은퇴 후 경매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남짓, 드디어 제 이름으로 된 첫 낙찰을 받게 된 날이 찾아왔습니다.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인 그 순간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낙찰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곧바로 예기치 못한 난관이 다가왔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까지의 과정은 저에게 소중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생생한 경험담을 공유합니다.

아름다운 시골집

                                                          충남 천안시 성환읍- 첫 낙찰 대상 토지(지분) 부시 전경

 

1) 첫 낙찰의 순간

2020년 8월,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 위치한 조그만 시골집 대지(실제 지목은 농지) 일부를 낙찰받았습니다. 대상은 전체 216㎡ 중 제 지분 39.27㎡(약 11.88평)였고, 건물은 제외였습니다. 사건번호는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타경108475. 입찰은 오전 11시에 시작됐고 경쟁자는 단 두 명이었습니다. 저는 2차 최저입찰가인 356만 원에서 489만 9천 원(67.8%)을 써내 낙찰자가 되었습니다.

비교적 높은 금액을 쓴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첫째, “단돈 10원이라도 남기면 성공이다. 아슬아슬하게 차순위자를 이겨야 할 이유는 없다.”는 제 원칙. 둘째, 함께 공부하던 동료들이 한 명씩 낙찰 소식을 전할 때 느꼈던 작은 강박감이었습니다. 낙찰 순간만큼은 벅찬 기쁨이 있었죠. 그러나 그 뒤가 문제였습니다.

 

2) 입찰 전, 농취증 조건의 충격

입찰에 참여하려면 농지취득자격증명(농취증)이 필요합니다. 저는 입찰 전에 담당자에게 농취증을 신청했는데, 뜻밖의 조건이 붙었습니다. “건물을 철거하고 농지로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집을 헐고 농지로 되돌리겠습니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이었지만, 담당자가 서류를 그 내용으로 수정해 오라고 해서 결국 원상복구 조건이 명시된 농취증을 받아 두었습니다. 그때는 “일단 낙찰부터 받자”는 생각이 앞섰고, 그 결정이 훗날 큰 파도를 일으킬 줄은 몰랐습니다.

부속 건물

                                        현장 사진- 건물과 텃밭, 진입로 상황(지분 활용 난이도 판단의 핵심 단서)

 

3) 잔금 납부와 전자소송 셀프 등기

2022년 9월, 잔금을 납부하고 집에서 전자소송으로 등기를 마치고 등기필증을 받았습니다. 스스로 처리한 첫 등기였기에 뿌듯함이 컸습니다. “이제 정말 내 지분이구나.” 등기를 마치자마자 원 소유자 측과의 지분 양도를 시도했습니다. 11평 남짓한 지분은 독립 활용성이 떨어지기에, 기존 소유자 가족과의 협상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4) 더 큰 두려움 — 지분 인수 협상

현 거주 중인 할머니께 사정을 설명하고 제 연락처를 남겼습니다. 며칠 뒤 자녀분 중 한 분에게서 연락이 왔고, 제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했습니다.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원상복구 조건 없이 농취증을 받아 준다면 인수하겠다.”

하지만 이미 제 농취증에는 ‘건물 철거 및 농지 원상복구’가 명시돼 있었습니다. 조건을 무시하고 다시 받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죠. 상대 측은 과거에 여러 차례 농지를 대지로 바꾸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담당자에게서 들었던 이야기와도 일치했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첫 낙찰이 여기서 막히는 걸까?”

 

5) 극적인 해결과 첫 매도

며칠을 고민한 끝에, 수업 시간에 들었던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혹시나’ 싶은 참고 사항이었지만, 막상 위기 앞에서 유일한 실마리가 됐습니다. 실행으로 옮긴 결과 문제를 풀 수 있었고, 결국 상대 측에 제 지분을 매도하면서 등기 이전까지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첫 낙찰에서 매도까지 약 3개월. 결코 쉽지 않았지만,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 구체적인 해결 방법은 공개 댓글로는 적기 어렵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개인적으로 문의 주세요. 실전 경험에서 나온 팁을 공유드리겠습니다.

 

6) 이번 사례의 핵심 교훈

  • 사전조사의 힘 — 농취증 조건 하나가 전체 시나리오를 뒤흔듭니다.
  • 낙찰은 시작 — 진짜 변수는 낙찰 에 등장합니다.
  • 문제 해결력 — 포기하지 않고 합리적 대안을 찾으면 길이 열립니다.

첫 낙찰은 제게 단순한 거래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낙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의 무게를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경매에 도전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낙찰의 기쁨만 바라보지 말고, 낙찰 후 어떤 문제가 기다릴지도 미리 상상해 보라. 그 상상이 당신을 지켜 줍니다.